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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유인선(ip:)
작성일 2018-07-29 21:54:48
조회 7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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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뭐야 많이 달라졌다 너? 츄리닝만 입던 놈이"
최대한 멋있게 나가고 싶은 자리였고 오랜만에 만날 친구들을 생각하니 하염없이 방 한편 행거만 바라봤다.양복은 너무 무겁고 반팔은 너무 가벼울까?? 안 꾸민 듯 꾸며야 더 멋있는 거라고.
평소 쇼핑은 혼자 다니던 녀석이 웬일인지 같이 가자며 꼭 보여주고 싶다며 데려간 바스통 연남점.나무 장식에 걸려있던 '201-9 디노 셔츠' 보자마자 이리저리 매만지며 연신 감탄만 내쉬고 있었다. 무심결에 바라본 가격표 쉽지 않았다.이제 막 학생 티 털어낸 놈에겐 마냥 이쁘니깐 사야지는 아니었다. 매장을 나와 신호등 두 번 건넜을까. "원석아 공룡 자수 들어간 셔츠 있잖아. 나 그거 살래 다시 가자""매니저님 저 이 셔츠 L 사이즈 있을까요?"드레스룸에서 들어가 입고 갔던 상의를 벗을 때 이미 알았다 안 어울려도 살 거란 걸. 아니 매니저님이 드레스룸 문을 마저 닫아 주실 때 알았다.아니 매장에 들어오며 마주쳤을 때 이미 샀다.201-9 디노 셔츠를 보면 대학교 시절 진짜 과묵하고 용모단정한 누가 봐도 멋있던 선배가 있었는데 입만 열면 특유에 얇은 목소리와 때 묻지 않은 경상도 사투리로 반전 매력을 보여 웃음을 자아내던 선배가 생각난다. 뭐랄까 깔끔하고 세련됐는데 위트가 있다. 무거울 수도 가벼울 수도 없는 놈이다. 어른인 척하는 아이? 아이인 척하는 어른? 둘 중에 오답이 있을까다른 셔츠와 비교하여 재질이 좋은지. 기장은 적당한지 모르겠다. 그저 앞서 말한 말 외에 설명할 수 있는 능력도 방법도 모르겠다.어른이 되게 해주는 '셔츠'와 소년을 생각나게 하는 '공룡'. 나와 같은 생각으로 디자인하신 거라면 반칙이 아닌가 셔츠에 공룡을 담았으니 싫어할 남자가 어디 있겠어.저마다 특별한 옷 하나쯤 있겠지만 누구보다 가치 있을 옷이다. 누군가는 사지 못해 끊임없이 후회하겠다.
신발 끈을 묶고 현관 거울 앞에 서서 옷매무새를 다듬으니 입꼬리가 내려올 기미가 없다.
"어 나가는 중이야 이따 보자"
첨부파일 좋은 셔츠 구입한 날.jpg , 원석이랑 디노셔츠.jpg , 원석이랑 디노셔츠2.jp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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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사한 호랑이 자수를 기대하며.. 201-9 공룡셔츠 강지현 2021-09-23 15:55:10 201-9
201-9 쥬라기공원을 품은 채로 유인선 2018-07-29 21:54:48 2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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