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러 브랜드의 스트라이프 셔츠를 가지고 있는데 바스통 셔츠는 처음입니다.

옷장에 녹색 계열 아이템이 가장 많을만큼 좋아하고 오래 전부터 녹색이 들어간 스트라이프 셔츠를 사고 싶었는데 대부분 연한 색에 원단도 무거운 옥스포드 코튼이 많더라고요.

맞춤 셔츠를 하는 곳에서도 제가 원하는 컬러와 원단을 못 찾았는데, 바스통 도산 쇼룸을 갔을 때 제가 원하던 쨍한 그린 컬러와 무겁지 않은 원단으로 만든 202셔츠를 보았습니다.

202 셔츠 시리즈는 대부분 유행 없이 입을 수 있는 솔리드 컬러라 그간 다른 라인에 비해 관심이 덜했는데 그린 스트라이프 셔츠는 과감할만큼 선명한 그린 컬러 덕에 눈에 띕니다. 봄/여름 시즌에 코디에 청량감을 불어넣기 좋을 것 같아요.

원단 터치감은 포플린 셔츠를 연상케 하는 매끄러운 느낌이고 일반 옥스포드 셔츠와 비교해 가볍습니다. 리넨처럼 통기성이 좋은 원단은 아니라 한여름에는 어렵겠지만 초여름까지는 활용 가능한 소재입니다.

저는 여름에도 아침/저녁 오버 셔츠 느낌으로 활용하려고 합니다. 기장이 긴 편이 아니라 바지 안에 넣어입지 않아도 충분히 좋습니다.

선명한 컬러와 볼드하게 느껴질 수 있는 스트라이프 패턴이 보기에는 전형적인 캐주얼 셔츠지만 포멀한 차림에도 잘 어울립니다.

저는 봄 시즌에는 네이비, 올리브, 카키 베이지 컬러의 코튼 수트나 차분한 컬러의 울 수트에 매치를 해 보았는데 특히 네이비 수트와의 조합이 마음에 들었습니다. 크고 날렵한 칼라에 V존이 선명해지는 컬러 덕분에 전체적인 룩이 우아해지는 효과가 있습니다.

캐주얼에는 카키나 올리브 컬러의 치노 팬츠, 데님 등이 기본이고 종종 화이트 팬츠에도 매치합니다. 여름에는 반바지에도 잘 어울리겠죠.

전체적으로 흠 잡을 곳이 없는 잘 만든 셔츠입니다. 바스통 옷들이 그렇듯 칼라나 커프스, 바느질, 단추까지 디테일이 뛰어나서 옷을 받고 입기 전에 구석 구석 살펴보며 '이건 이런 이유에서 이런 소재를 썼고, 이런 형태로 재봉했겠구나.'하고 옷을 읽는 즐거움이 있습니다.

비슷한 가격대에 역시 비슷한 그린 컬러의 폴로 랄프 로렌 스트라이프 셔츠가 있는데 제 체형에는 바스통이 잘 맞더라고요.

활용하기에 따라 사계절 내내 입을 수 있어서 만족스러운 쇼핑입니다. 상체가 큰 180/75kg 기준 XL가 잘 맞습니다.

기본 셔츠류는 가격대별로 워낙 다양한 상품이 있고, 사진상으로 보거나 직접 입어보기 전에는 큰 차이를 느끼기 힘든 아이템이라 그간 가성비에 치중해서 구매했는데 바스통 셔츠를 구매해 보니 기본 아이템 선택에 신중을 기하고 투자해야 하는 이유를 알겠더군요.

그래서 이번 가을 시즌 셔츠류를 무척 기대하고 있습니다. 큰 사이즈는 늘 일찍 품절되는 것이 불안하지만요 (많이 만들어 주세요)

참, 바스통에서 온라인 주문을 할 때는 대부분 선물 옵션을 선택하는데, 스스로에게 선물하는 기분이 들어 좋습니다.

이번에도 꼼꼼한 포장 그리고 노트 선물도 받아서 기분이 좋았어요.

온라인 주문하시는 분들께 드리는 작은 팁입니다. (매니저님들은 좀 고되시겠지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