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
ps. 본디 후기란 해당 제품을 충분히 착용한 후에 작성하는 것이
옳다고 본다. 제품샷 착용샷은 배제한 채 담백하게 쓰기로 한다.
작년 여름 어느날 모니터 화면을 통해 본 701-1은 실물이 아니었음에도 날 사로 잡기 충분했다. 그 옛날 트루릴리전, 세븐진, 디젤을 거쳐 디퀘까지 나름 청바지 매니아 였지만 나이가 드니 꽉 끼는 바지는 이제 불편했다. 자의반 타의반으로 몇년 간 청바지를 멀리했다. 적절한 핏과 과하지 않은 워싱, 적당히 캐주얼하면서도 포멀한 그것을 찾기 어려웠기 때문이다. 한참을 보고 한 걸음에 달려갔다. 역시 내 예상은 틀리지 않았다. 흙 속에 진주를, 사막에서 오아시스를 찾은 기분이었다. 내가 언급한 것들 뿐만 아니라바지 곳곳의 디테일한 부분들, 이를테면 빈티지한 황동색 버튼부터 옷을 걸수 있는 고리, 손때 묻히고 싶은 가죽탭까지 세월의 흔적이 고스란히 묻어나 싫증이 나지 않고 더 애착이 갈 거 같았다. 몇날몇일이 지나도 생각이 끊이질 않아 도저히 안가지면 안될거 같을 때 구입하는 내 소비패턴을 701-1은 보기좋게 무너뜨렸다.
701-1을 구입한지 1년이 훌쩍 지났고 수십번은 입은 지금의 701-1은 여전히 이쁘고 사랑스럽다. 내 나이가 곧 불혹이지만 50살이 되어 입어도 전혀 어색하지 않을거 같다. 조강지처 같이 평생 내 옆에 있을 701-1..이 친구의 3년, 5년, 10년 뒤의 모습이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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