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에게 헨리넥 셔츠은 뭔가 좀더 '속옷'의 느낌이 더 강한 아이템으로 느껴져왔습니다. 원래 내의였던 옷이기도 하지만, 마찬가지로 속옷이었던 크루넥 티셔츠보다도 더 그런 인상이 짙은 아이템이었어요.
헨리넥을 잘 만드는 복각 브랜드들이 만드는 헨리넥 셔츠가, 그 아이템이 '이너' 그 자체였던 시절의 느낌과 핏을 재현하려고 하는 경우가 많아서 그랬겠죠.
그런데 바스통의 헨리넥은 그런 밀리터리 웨어의 감성도 가지면서 단품으로 입기에 더 적합한 재해석이 이뤄진 것 같습니다.
일단 원단부터가 뭔가 좀더 톡톡하고 탄탄한 느낌이라 속옷의 느낌을 주지 않습니다. 피케 원단처럼 적당히 몸에 감기면서 너무 붙지 않아서 시원하기도 하고, 바디라인이 너무 비치지도 않아서 부담스럽지 않다군요.
여밈이 있는 넥 부분은 더 도톰하고 단단하게 보강되어 있고, 암슬리브도 적절합니다.
그리고 살짝 여유롭게 나온 핏이 특히 마음에 들더군요.
사실 헨리넥하면 몸에 딱 붙는 타이트한 핏이 떠오르게 마련이고 , 저도 그것이 정석이라고 생각해왔는데요,
그와 달리 어깨도 품도 적당히 여유있게 나온 것이 오히려 다른 옷의 안에 받쳐입는 이너가 아니라 단품으로 입기 위한 독립적인 아이템으로서 좋은 선택이었던 것 같습니다.
그리고 아주 단순한 옷으로 보이지만 찬찬히 뜯어보면 바스통 답게 세심한 디테일이 곳곳에서 발견됩니다.
바스통의 시그니쳐인 양 자수도, 자세히보면 은근 디테일하게 구현되어있고요, 고양이 눈 모양의 단추도 퀄리티가 훌륭합니다.
또 다른 바스통 아이템들처럼 봉제도 참 훌륭한데, 모든 접합부가 플랫심으로 처리된 듯 한데, 이게 참 마음에 들더군요.
착용감도 매끄럽고, 외관상으로도 훌륭한 봉제라고 생각합니다.
세탁은 뒤집어서 세탁망에 넣어 소량 세탁할 때 한번 빨아봤는데, 변형은 전혀 없었습니다.
뭐랄까, 크루넥 티셔츠의 편안함과 피케 폴로 셔츠의 멋스러움, 그 중간 어디쯤에 있는 듯한 느낌인데요.
평범하고 단순한듯 하면서 은근히 포인트가 되는 아이템이라고 생각합니다.
솔직히 말해 티셔츠 치고는 좀 부담스러운 가격인 것은 사실인데, 그래도 막상 사서 입고다녀보니 후회는 남지 않네요ㅎㅎ
사실 여름에 티셔츠 한 장으로 심플하고 클래식한 느낌으로 입으면서 동시에 포인트까지 준다는게 쉽지 않은데,
403 티셔츠는 그 목적을 상당한 수준으로 달성할 수 있는 아이템인 것 같습니다.
특히 몸 좋은 분들이 입으면 정말 멋질 거라고 생각해요ㅎㅎ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회원에게만 댓글 작성 권한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