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적으로 바스통의 의류 중에서 가장 맘에 드는 것이 603-1 바지입니다. 올리브와 라이트 베이지를 소유하고 있는데 올리브가 빈티지한 색감이라면 라이트 베이지는 말 그대로 착하고 깔끔한 인상입니다.
아이보리와 베이지를 섞은 듯한 색감은 진하거나 밝은 색상에 구애받지 않고 다른 의류와 놀랍도록 섞여듭니다.
603-1 치노가 가진 외적인 매력은 소재와 핏에 있다고 생각합니다. 멀리서 보면 알 수 없지만 면을 자세히 살펴보면 미세한 헤링본 무늬마냥 괄호 혹은 화살표를 연상시키는 무늬가 있습니다. 그 조직감이 603-1 치노만의 고유한 개성을 부여하는듯 싶습니다.

이 치노를 몇년간 입어본 결과 가장 큰 매력은 '착용감'에 있었습니다. 몸에 닿는 탄탄함과 부드러움을 어우르는 느낌이 좋았습니다. 살짝 도톰한 편이지만 통풍이 잘되어서 더운 날에는 더운 날대로 추운 날에는 추운 날에 맞게 유용합니다. 물론 한여름과 한겨울에는 불가능하겠지만 히트*등과 함께한다면 겨울에도 훌륭한 역할을 하리라고 봅니다.

가먼트 염색된 색감은 너무 쨍해서 봄여름에만 어울리거나 반대로 무거워서 겨울용의 느낌만을 주지 않는 자연스러운 중용의 미를 지켜줍니다.
무엇보다 오다리에 팔자걸음으로 어떤 바지도 순시간에 무릎발사로 파멸시키는 저에게 이 치노만큼 착한 바지가 없습니다. 그만큼 탄탄하지만 또 편안해서 언제든 손이가는 바지입니다.

사이즈는 603치노에 비해 슬림하게 나와서 170/60 스펙에 32를 입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