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스통에서 셔츠에도 관심을 가지게 될 때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온 셔츠 중 하나가 205 데님 셔츠였습니다.

그 당시 멋진 데님 셔츠를 찾고  있었는데, 바스통은 멋진 데님 셔츠들을 서로 다른 원단과 형태로 다양하게 내시더군요. 디자이너님이 데님 셔츠에 로망이 있으셨던 것인지...?ㅎㅎ

(206-3과 204-1도 언젠가 가지고 싶습니다ㅠ)

아무튼 그 중에서 제가 선택한 것은 205 셔츠-

바스통의 버튼다운, 와이드 스프레드 칼라도 모두 아름답지만, 205라인의 살짹 스프레드 된 라운드 칼라는 시장에서 흔치 않은 디테일이라서 더 끌렸습니다.

이게 자칫 조금 유치하고 조잡한 인상을 줄 수도 있는 헝태라고 생각하는데, 205의 라운드 칼라는 너무 튀지 않으면서 살짝 포인트를 주는, 귀여움과 터프함이 느껴지는 형태라서 좋았네요.

단추를 하나 풀어서 입어도, 모두 채워 타이를 매도 멋지게 어울리기 때문에 어떤 착장에나 잘 어울립니다.

그리고 다른 바스통 셔츠들의 칼라와 마찬가지로 여러번 입고 세탁해도 형태가 무너지지 않지만, 그렇다고 빳빳한 심지로 목을 불편하게 만들지는 않아서 더 좋더군요.

부드럽지만 복원력이 강한, 이상적인 칼라입니다.

원단도 정말 아름답습니다.

어느 정도 두께감이 있는 톡톡한 원단인데, 조직감이 잘 느껴지는 짜임이라서 그 자체로 보는 재미가 있습니다.

그렇다고 너무 딱딱하고 고시감이 과해서 불편한 데님 원단은 아니고요, 바디 라인을 따라 찰랑거리며 부드럽게 흐르는 촉감 좋은 데님입니다.

그리고 제가 딱 좋아하는 정도의 워싱 상태랄까요. 청량하면서 살짝 부드럽데 톤다운된 인디고 컬러를 내는데, 가공이 너무 과하게 들어가지 않아서 러기드한 착장에도, 프레피한 착장에도 잘 어울립니다.

그러면서도 밑단이나 등판, 버튼 여밈 부위에 살짝쿵 잡힌 퍼커링은 데님셔츠에서맨 느낄 수 있는 맛은 놓치지 않고 살려줍니다.

다른 옷의 퍼커링은 결힘이 되지만, 데님에는 퍼커링이 없으면 섭하죠. 하지만 이것도 너무 과하지 않아서 '낡은 옷'의 느낌은 없습니다. 섬세하게 배치된 디테일로 느껴진달까요.

아, 이염은 전혀 없습니다. 데님 옷의 경우 초기에 이염이 되는 경우가 있어서 주의가 필요한 경우가 있는데 205는 그 부분에서 자유로웠네요.

핏은 다른 바스통 셔츠라인과 크게 다르지 않고 동일합니다.

핏이란건 사람마다 체형에 다르니 잘 맞고 안 맞고는 다를 수 밖에 없지만, 저에게는 아주 딱이네요. 어깨 선도 딱 떨어지고, 가슴과 등도 조이지 않으면서 하동은 딱 적당하게 테이퍼드 됩니다.

전체적으로 슬림하지만 불편하게 몸을 조이지 않아서 좋습니다.

기장은... 일단 바지에 넣어서 입기에 적합한 기장이라고 생각하는데, 데님 셔츠의 경우 조금 길게 빼서 입는 코디도 가능해서 두쪽으로 다 활용가능한 것 같습니다.

코디 범용성은 뭐 최고입니다.

비즈니스 캐주얼이나 세퍼레잇 착장의 이너로도 충분히 사용 가능하고, 그냥 캐주얼한 코디네이션의 이너로는 뭐 찰떡이고요.

늦여름 초가을에는 반팔 티셔츠 위에 단추 여미지 않고 아우터 개념으로 입을 수도 있습니다.

가을 내내 정말 자주 입고 있는 셔츠입니다. 사실 인디고 데님은 입으면서 낡아가는게 매력적인 소재이긴 한데, 205 셔츠의 경우 처음의 상태가 워낙 이상적이라 에이징이 진행되지 않았으면 하는 마음까지 들 정도네요.

물론 입으면서 제 몸에 맞게 낡아가는 모습도 멋질거라 생각합니다만..ㅎㅎ

205는 계속 만들어주셨으면 합니다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