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노 팬츠의 본질이 잘 담긴 603-1
치노 팬츠의 유래는 1차 세계대전 당시 미군의 작업복으로 쓰여지면서 시작됐다고 합니다. 작업복으로 쓰여진 이유는 필리핀에 상륙한 미군들이 고온다습한 날씨를 이겨내기 위해 통기성 좋고 편한 면직물로 짜여진 통 큰 작업복이 필요했기 때문이라고 하구요. 왠지 치노는 편한 바지여야한다는 생각? 은 있었는데.. 이런 역사가 있었을 줄이야.. 나만 몰랐던건가.. 이 사실을 알고나니 “아, 그래서 이게 이렇게 편했구나” 603-1은 가장 완벽한 작업복이었습니다. 물론 이 팬츠를 입고 공사장에서 일을 했을 때의 얘기지만요..ㅋㅋ
저는 이 치노 팬츠에 롤업, 턴업, 뚝 떨어지게 다양한 시도를 해봤습니다. 그러나 결국은 막바지처럼 입었을 때 가장 근사했고, 편했습니다. 수선을 진행하면서 쓴 시간과 돈은 단번에 팬츠 본연의 아름다움을 알아채지 못한, 제 수업료라 생각합니다ㅎㅎ
차례대로 사진을 올려드렸으니, 사진 보시면서 비교해보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두 번 롤업>
파라부트 샴보드와 매치한 모습입니다. 두번 롤업했을 때 로퍼에 맞게 길이 수선을 했는데 생각보다 밑단이 두툼해져서 제가 생각했던 이미지하고는 조금 달랐습니다. 그래서 좀 더 깔끔함 이미지을 줄 수 있는 턴업을 하기로 결정했죠.
<턴업>
나쁘지 않죠, 보기에도 깔끔합니다. 사실 인터넷에서 턴업한 사진이 너무 예뻐보여서 따라해봤어요ㅋㅋ 그러나 높지 않은 밑위, 비교적 쉽게 줄이 없어지는 질감, 603-1은 턴업을 위한 바지가 아니라는 걸 뒤늦게 알게 됐어요. 그래서 다시 수선을 했습니다.
<뚝 떨어지게>
이거였어요. 너무 근사합니다. 로퍼, 드라이빙슈즈, 스니커즈 전부 소화가 가능합니다. 더 캐주얼한 느낌을 주고 싶을 땐 한 번 롤업을 해서, 깔끔하고 클래식한 느낌을 주고 싶을 땐 줄을 잡아서, 이를 제외한 나머진 그냥 팬츠 고유의 질감과 색감, 그 느낌 그대로, 막바지처럼
603-1이 가장 근사해 보일 땐 막바지처럼 입었을 때였어요. 가장 편했고, 팬츠 본연의 색감과 아름다움이 가장 잘 나타나는 것 같아요. 제가 팬츠를 구입할 때만해도 그 옷이 가지는 근사함을 알아보는 눈이 지금보다 더 허접했기 때문에.. 이리저리 먼 길을 돌아갔던 것 같습니다. 다른 겉모습에 옷의 본질이 가려지지 않도록 끊임없이 연구해서 옷을 가장 옷답게 만드는 바스통 팬츠였는데 말이죠.
은행에서도 이제는 고객들에게 금리보다 가치와 의미를 주는 상품들이 많이 나오고 있죠. 저 역시 제가 구매한, 제가 선택한 것들이 가치 있고 의미 있는 것이길 바랍니다. 왜냐하면 아무 의미 없는 고가품이 아닌 진짜 명품을 갖고 싶어서죠. 바스통 덕분에 제 옷장에는 진짜 명품이 하나씩 늘어가고 있습니다. 이런 가치 있는 소비를 계속 할 수 있길 바랍니다.
치노 팬츠의 본질이 잘 담겨있는 완벽한 작업복 603-1, 세월을 이겨내고 제가 가지고 있는 다른 바스통 제품들과 함께 훗날 더 근사해지고 더 가치 있어지길 소망합니다.
*팬츠의 질감이라던가 마감, 퀄리티에 대해서는 다른 후기를 참고해주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제가 드릴 수 있는 말은 603-1 원단과 색감, 질감처리로 만들어진 베개를 하나 갖고 싶다는 정도..? 실제로 보면 정말 좋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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